천자문(千字文) 이야기 (2)
日月盈昃 辰宿列張 (일월영측 진수열장)
日 날 일, 月 달 월, 盈 찰 영, 昃 기울 측,
辰 별 진, 宿 별 수, 列 벌릴 열, 張 베풀 장
해와 달은 차고 기울며, 별은 하늘에 널려있다.
日 ‘날 일’ 가득 찼다는 뜻인데, 태양(大昜)의 정기는 이지러지지 않는다. 자형은 ‘○’과 ‘한 일(一)’로 구성됐다. 상형문자다[說文 : 日, 實也. 大昜之精不虧. 从○一. 象形]. 일(日)과 운모(韻母)가 같은 실(實)자로 그 뜻을 해석한 것이다. 석명(釋名)에서도 “일(日)은 밝은 빛으로 가득 찼다는 뜻이다[日, 實也. 光明盛實也].”라고 했다. 실(實)은 돈이 가득 담긴 꾸러미를 말한다[說文 : 實, 富也]. ‘○’은 태양의 윤곽(輪廓)을 상형했다. 그리고 ‘일(一)’은 이지러지지 않는 형상을 그렸다. 그래서 ‘일(日)’은 태양의 형상을 본뜬 글자로 밝은 낮과 하루를 나타내는 시간의 의미로 쓰인다.
月 ‘달 월’ 비었다는 뜻인데, 태음(大侌)의 핵심이다. 상형문자다[說文 : 月, 闕也. 大侌之精. 象形]. 월(月)과 결(缺)은 운모가 같다. 석명(釋名)에서 이르기를 “달은 이지러지는 것[缺]이다. 가득 차면 이지러진다[月, 缺也. 滿則缺也].”라고 했다. 한쪽이 차지 않은 달의 모양을 상형한 글자로 한 달을 뜻하는 시간이나 세월을 이르는 말이다.
盈 ‘찰 영’ 그릇에 가득 차 있다는 뜻인데, 자형은 ‘그릇 명(皿)’과 ‘이문 얻을 고(夃)’로 구성됐다[說文 : 盈, 滿器也. 從皿夃]. 보름달을 영월(盈月)이라고 했는데, 둥근 달처럼 가득 찬 모양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활용돼 여유가 있고, 충만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昃 ‘기울 측’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진 때다. 자형은 ‘날 일(日)’로 구성됐으며, 측(仄)은 발음을 나타낸다[說文 : 昃, 日在西方時側也. 从日. 仄聲]. 해가 서쪽으로 진다는 의미로 하오(下午)를 뜻하기도 한다.
辰 ‘별 진’ 흔들려 움직인다는 뜻인데, 춘삼월에 양기가 동하여 천둥과 번개가 치고, 백성들이 농사를 지을 때이며, 만물이 소생한다. 자형은 ‘새 을(乙)’과 ‘변화할 화(匕)’로 구성됐으며, 화(匕)는 까끄라기의 형상을 상형했다. ‘언덕 한(厂)’은 발음을 나타낸다. 진(辰)은 방성(房星 : 이십팔수의 넷째 별자리에 있는 별들)으로 천시를 말한다. 상[二]으로 구성됐으며, 상[二]은 상(上)의 고문(古文)이다[說文 : 辰, 震也. 三月昜气動. 靁電振. 民農時也. 物皆生. 从乙匕, 匕象芒達. 厂聲. 辰房星. 天時也. 从二. 二, 古文上字]. 옛날에는 ‘진(震)’과 ‘진(振)’을 같이 썼다. 진(振)은 ‘떨치다[奮]’는 뜻인데, 사기(史記) 율서(律書)에서 “진(辰)은 만물이 꿈틀대며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라고 했다. 석명(釋名)에서 “진(辰)은 펴다[伸]는 의미로 만물이 펼쳐 일어나는 것이다[辰, 伸也物皆伸舒而出也].”라고 했다. 봄철[季春] 달의 힘찬 기운에서 양기(昜气)가 발동하여 만물이 다시 살아난다. 그래서 백성들이 농사지을 때라는 말이다. 그리고 하늘에 펼쳐진 크고 작은 별들을 가리킨다. 하루를 뜻하는 날과 새벽이라는 의미도 있다.
宿 ‘별 수’ 멈춘다는 뜻인데, 자형은 ‘집 면(宀)’으로 구성됐다[說文 : 宿, 止也. 从宀. 夙聲]. 사람이 집안에서 쉰다는 뜻이다. 그래서 잠을 잔다는 의미로 쓰였다. ‘숙’으로 읽을 때는 자다, 머물다, 지키다, 본디라는 의미로 쓴다. 그리고 어두운 밤[夜]을 뜻하기도 한다. 성군(星群), 성좌(星座) 등 별의 무리를 의미한다.
列 ‘벌릴 열’ 결합된 것을 그 낱낱으로 나눈다는 뜻인데, 자형은 ‘칼 도(刀)’로 구성됐다[說文 : 列, 分解也. 从刀]. 그리고 좌측 변(偏) ‘알(歹)’은 분해하고 남은 뼈를 말하는데, 살을 도려내고 뼈만 남겨둔 것이라는 의미다. 여기에서 활용돼 죽 벌여 놓은 상태[陳列]를 뜻하는 글자로 쓰인다.
張 ‘베풀 장’ 활시위를 길게 잡아당겨 활이 팽팽하게 펴져있는 모양을 뜻하는데, 자형은 ‘활 궁(弓)’으로 구성됐으며, 장(長)은 발음을 나타낸다[說文 : 張, 敷弓弦也. 从弓. 長聲]. 장(長)은 오래되다, 멀다는 뜻이다[說文 : 長, 久遠也]. ‘펼 부(敷)’는 ‘설문해자(說文解字)’ 원문에서 왼쪽 변의 ‘부(旉)’가 ‘야(也)’로 돼 있다. 지금은 없는 글자다. 그 뜻은 부(敷)와 같다고 했다. 그래서 ‘열장(列張)’은 별이 질서 있게 흩어져 있는 모습[分布]을 가리킨다.
해와 달은 차고 기울며, 별은 하늘에 널려있다. 주역 풍괘(豊卦)에서 이르기를 “해가 중천(中天)에 이르면 기울고, 달도 가득 차면 이지러진다[日中則昃, 月盈則食].”라고 했다. 일월영측(日月盈昃)은 이러한 우주(宇宙)의 진리(眞理)를 이름이다. 세상의 이치 또한 마찬가지로 성(盛)한 것은 반드시 쇠(衰)하기 마련이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 하지 않았는가. 진수열장(辰宿列張)은 하늘에 크고 작은 별들이 펼쳐진 모양을 가리키는데, 회남자(淮南子)는 이를 “하늘이 대궁에 일월성신(日月星辰)을 정연(整然)하게 진열[列張]해 놓으니 음양이 조화를 이루며, 춘하추동이 뚜렷해졌다[天設日月,列星辰,調陰陽,張四時].”라고 했다.
반고(盤古)가 천지를 개벽(開闢)한 후, 여신(女神) 여와(女媧)가 세상에 내려와 흙으로 자신의 모양을 본 떠 사람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전해지는 이러한 반고와 여와의 천지창조 신화는 ‘신(神)이 인간을 비롯한 만물(萬物)을 창조했다.’는 깨달음을 주는 데 그 본뜻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또 지상에는 여러 신들이 내려와 한동안 사람과 같이 살면서 인간에게 도덕과 각종 문화를 전수해주었다[神傳文化]. 그러므로 사람이 하늘을 공경하는 일은 당연한 이치요, 도덕은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인 것이다.
과학의 기치 아래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원숭이에서 한 걸음씩 진화했다.’고 믿는다. 진화론의 선구자 다윈은 곰이 물에 들어가 수생동물로 변한 다음 급기야 고래처럼 거대한 생물이 된다고 여겼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곰은 자연선택(自然選擇)에 따라 고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나의 종(種)이 변해서 다른 종이 될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가설인 셈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사람들은 원숭이에서 사람으로 변해가는 그 중간 과정의 인류의 모습을 찾아내 진화론을 증명하기는커녕 오히려 2억여 년 전에 생존했던 삼엽충 화석에서 선명하게 찍힌 인간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그래서 진화론자들은 또 돌연변이를 내세우지만, 현대과학은 유전자의 안정성은 깨어지기 매우 어려우며, 실제로 유전자 변이가 고급생명을 산생할 확률은 제로(0)라고 했다. 다윈마저 일찍이 자기의 학설을 '마왕의 성경'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김태홍(金台洪)
'천자문(千字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자문(千字文) 이야기 (5) (0) | 2011.09.07 |
---|---|
천자문(千字文) 이야기 (4) (0) | 2011.09.05 |
천자문(千字文) 이야기 (3) (0) | 2011.09.05 |
천자문(千字文) 이야기 (1) (0) | 2011.09.05 |
천자문(千字文) 이야기 서문 (0) | 2011.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