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을 말해줄 수 있는 친구
나의 잘못을 말하는 자는 나의 스승이고
나의 장점을 말하는 자는 나의 적이다.
道吾過者是吾師, 談吾美者是吾賊。
도오과자시오사, 담오미자시오적。
- 김성일(金誠一 1538-1593)
〈언행록(言行錄)〉,《학봉집(鶴峯集)》 (한국문집총간 48집)
[해설]
학봉 김성일은 평생토록 이 열네 자의 글귀를 가슴에 새기고 자신을 독려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을 때면 언제나 귀를 기울여 경청하였고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 주면 과감하게 고쳐나갔습니다. 그 덕분에 학봉은 젊을 때의 날카로운 성격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의 잘못을 이야기하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 말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옆에서 늘 지켜보고 있는 동료나 친구입니다. 처음에는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그의 잘못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서로 가까워질수록 상대방을 ‘잘되게 하기’ 위해 그의 아픈 곳을 건드리게 됩니다. 그 말을 약으로 받아들이느냐 독으로 여기느냐는 자신의 몫입니다.
좋은 말만 하는 친구는 편한 친구는 될지라도 좋은 친구는 되지 못합니다. 주변에 나의 잘못을 말해줄 수 있는 친구가 한 사람 있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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